향년 85세 가수 현미 별세
가수 현미가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숨졌다. 이날 오전 9시37분경, 현미를 발견한 것은 팬클럽 회장 김모(73)씨였으며, 경찰에 신고하였다고 경찰과 가요계 관계자들이 밝혔다. 현미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수많은 팬들에게 큰 위안 주었던 가수 현미
현미는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당시 고향인 평양에서 거주하다 1·4 후퇴 때 남한으로 내려와 피난 생활을 했다. 이 과정에서 어린 두 동생과 헤어졌다가 1998년 동생 가운데 한 명과 중국에서 상봉했다.
그는 1957년 음악인들이 으레 그랬던 것처럼 미8군 무대를 통해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칼춤 무용수로 무대에 올랐지만, 일정을 펑크낸 여가수의 대타로 마이크를 잡으면서 가수가 되었다.
현미는 작곡가 이봉조와 3년간 연애한 뒤 결혼했다. 이들은 법적 부부 사이는 아니었다. 현미는 1962년 발표한 데뷔 음반에 수록된 '밤안개'로 큰 인기를 누렸고 이후에는 남편 이봉조와 콤비를 이루며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 없이', '몽땅 내 사랑', '무작정 좋았어요'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현미는 데뷔 50주년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80년이든 90년이든 이가 확 빠질 때까지 노래할 것"이라며 "은퇴는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되면 할 것이다. 멋지고 떳떳하게 사라지는 게 참모습"이라고 음악 활동에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현미는 이봉조와의 사이에서 아들 둘(이영곤·영준)을 뒀으며, 장남 이영곤은 과거 가수 활동을 하기도 했다. 또한, 가수 현미는 그 후에도 꾸준한 음반 발매와 무대 공연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다. 2008년에는 '다시 만난 세계 투어'를 통해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공연을 펼치며 대륙을 가리지 않는 아시아의 대표 여성 가수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현미의 노래에는 그녀만의 특별한 감성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따뜻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와 노래에 담긴 그녀의 인생 철학은 수많은 팬들에게 큰 위안과 감동을 줬다.
그녀의 감성을 이어받은 가수들도 많이 나왔다. 현미의 대표곡인 '밤안개'는 무려 60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가수들이 커버한 곡으로 손꼽힌다. 또한 현미는 그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음악 장르에 도전하기도 했다. 팝, 재즈, 라틴, 클래식 등 많은 장르에서 그녀만의 음악을 선보였다.
그녀의 노래는 뿐만 아니라 그녀의 삶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었다. 그녀는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긍정적인 마음과 강한 의지로 살아갔다. 그녀의 삶과 음악은 수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었다.
현미의 노래와 그녀의 삶은 대한민국의 음악 역사와 함께 흐르며, 그녀의 목소리는 영원히 울려 퍼질 것이다. 그녀의 명복을 빈다.
가수 현미의 대표곡
- 1962년 밤안개
- 1962년 내 사랑아
- 1963년 보고 싶은 얼굴
- 1964년 떠날 때는 말없이
- 1966년 무작정 좋았어요
- 1966년 애인
- 1967년 몽땅 내 사랑
- 1968년 바람
- 1971년 별
- 1991년 왜 사느냐고 묻거든
- 2001년 아내
- 2017년 내 걱정은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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